에머슨 케이는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활동하는 사진가입니다. 여기 실린 사진은 모두 9월의 어느 저녁, 늦은 오후부터 너무 어두워져 더는 달릴 수 없을 때까지 찍었습니다. 뒷길 몇 곳, 다리 하나, 그리고 밤의 끝에 들른 당구장.
나머지는 에머슨의 글로 전합니다.
잿빛
중서부에는 특유의 잿빛이 있다. 나는 늘 그게 끌렸다. 따분하면서도 아름답고, 그 둘이 꼭 같은 무게로 있다. 조차장, 굴뚝, 녹슨 공장 도시, 끝없이 이어지는 길. 하나하나가 저마다의 성격을 갖고 있다. 이런 곳에서 자라면 그게 잘 보이지 않는다. 가까이 들여다보기 시작해야 비로소 보인다.







길 위에서
바이크를 타기 시작하면서부터 대니 라이언이 기록한 세계에 끌렸다. 시카고 아웃로스를 따라다니며 찍은 그 사진들 말이다. 그 사진들에는 낯익은 무언가가 있다. 바이크나 사람들만이 아니라, 그 장소들이 주는 느낌 자체가 그렇다. 이 동네에는 일종의 따분함이 있다. 할 것도 별로 없고, 딱히 갈 데도 없다. 그래서 바이크에 올라 그냥 달린다. 어떤 날은 달리는 것 자체가 목적지다. 바에서 시간을 보내고, 일부러 먼 길로 돌아 집에 가고, 계속 움직일 핑계를 찾는다. 그런 삶에는 아름다움이 있고, 나는 늘 그걸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다.




어떤 날은 달리는 것 자체가 목적지다.







두 번째 피부
좋은 자켓은 그 삶의 일부가 된다. 생각할 것도 없이 손이 가고, 어디를 가든 함께 간다. 시간이 지나면 길이 들고, 몸의 모양을 따라가고, 어느새 두 번째 피부처럼 느껴진다. 무언가를 하려고 입는 옷이 아니라, 그 경험의 일부가 된다.







시간이 지나면 길이 들고, 몸의 모양을 따라가고, 어느새 두 번째 피부처럼 느껴진다.




“Motorist” 1930s Leather Sports Jacket
1930년대 스포츠 자켓 패턴을 지금의 체형에 맞게 다시 짰습니다. 가슴과 어깨는 여유 있게, 밑단은 일부러 좁혔습니다. 가죽은 파도바 티코어 호스하이드로, 검게 그을린 듯한 브라운 마감이 입을수록 따뜻한 색으로 올라옵니다. 지퍼는 CONMAR. 리얼 사이먼스와 함께 개발했습니다.

J-24 Double Rider Leather Jacket
1953년에 처음 나온 BUCO J-24를 원형 그대로 복각했습니다. 파도바 티코어 호스하이드, 떼었다 붙이는 벨트, D포켓, IDEAL 지퍼. 어깨는 넓게, 소매 끝과 허리는 좁혀 잡았습니다. 사진에서는 무톤 칼라를 떼고 입었습니다.

그 주변의 삶
브레이크 하우스와 함께한 이번 작업은 거기서 출발했다. 자켓을 그것이 만들어진 세계 안에서 찍고 싶었다. 길과 바, 그리고 자켓에 맥락을 주는 장소들 사이에서. 누군가 자켓을 입은 모습만 보여 주는 게 아니라, 그 주변의 삶이 느껴지게. 바이크가 곧 가는 곳이 되고, 그곳에 닿았을 때 자켓이 그 사람의 일부가 되어 있는 그런 삶.







바이크가 곧 가는 곳이 되고, 그곳에 닿았을 때 자켓이 그 사람의 일부가 되어 있는 그런 삶.

- 사진
- Emerson Kay · @emerson.s.kay · emersonkay.com
- 글
- Emerson Kay
- 촬영
- 2026년 9월 17일. 늦은 오후부터 어두워질 때까지.
- 카메라
- Canon EOS 5DS, Sony a7R II
- 자켓
- Motorist, J-24, Real Simons by Brake House
대니 라이언은 1963년부터 1967년까지 시카고 아웃로스 모터사이클 클럽과 함께 달리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작업은 1968년 사진집 The Bikeriders로 묶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