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etype D-포켓 제작기 2편입니다. 왜 이 글을 쓰는지, 무엇을 이루려는지는 1편을 참고해 주세요. 이번에는 바로 지퍼 이야기로 들어가겠습니다.
어떤 지퍼를, 어떻게 쓸 것인가?

먼저 앞에서 보면 눈에 띄는 메인 지퍼 풀러와 D-포켓 지퍼 풀러가 기존 La-brea에서는 같은 형태입니다. 하지만 여러 빈티지 원본을 보면 실제로는 다른 풀러 형태가 쓰였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솔직히 눈에 잘 띄지 않아 놓치기 쉬운 디테일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 중 몇 분이나 이 정도 디테일을 알고 계셨을까요. 고백하자면 저도 Simon의 제품을 판매해 오면서도 이 디테일을 전부 속속들이 알지는 못했습니다.
다른 부분과 비교해 볼까요? 소매를 여미는 지퍼의 풀러는 대부분 D-포켓 지퍼 풀러와 같은 형태입니다. 어떤 풀러 형태를 쓸지 말고도 바꾼 것이 하나 더 있는데, 자켓 안쪽 숨은 포켓을 여미는 지퍼의 각도입니다.

기존 La-brea에서 두 번째 샘플까지 오는 동안 풀러 형태는 피드백을 반영해 바뀌었지만(메인 지퍼와 같은 풀러로), 하나 바뀌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사선의 각도입니다. 빈티지 원본은 더 완만한 각도로 놓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번 최종 버전에서는 이 점도 반영할 계획입니다.

솔직히 지퍼 디테일을 하나하나 따지자면 끝이 없습니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정답이 하나가 아닌 영역입니다.

Simon에 따르면 1930년대 Leather Togs 자켓은 맞춤 제품인 경우가 많았고 지퍼는 당시 사정이 허락하는 대로 썼기 때문에, 남아 있는 빈티지 원본끼리도 차이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논의를 거쳐 현재 버전에 도달했고, 1930년대 빈티지 Leather Togs 제품과 대조하며 디테일을 잡도록 도와준 Freddy와 Jon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D-포켓의 형태

이 자켓에 이름까지 준 D-포켓의 형태는 세심한 참고를 통해 빈티지 제품을 정확히 재현하려고 가장 공을 들인 요소 중 하나입니다. 특히 신경 쓴 부분은 포켓 상단의 풍성하고 둥근 곡선과 왼쪽 하단의 오목한 곡선입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샘플을 비교하면 형태가 서로 조금 다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최종 버전에서는 각 버전이 잘한 점만 남길 것 같습니다. 상단의 풍성하고 둥근 곡선은 두 번째 버전에서 빈티지 원본에 가깝게 더 잘 구현되어 그 형태로 나오고, 왼쪽 하단의 오목한 곡선은 오히려 첫 샘플이 빈티지 원본에 더 가깝습니다.

소매
소매에서 가장 고심한 점은 소매 스터드 위에 스티치 디테일을 넣을지 말지였습니다. 다나카 린의 책에 실린 전설적인 D-포켓 자켓(이 자켓의 가장 큰 영감이기도 한)에서는 소매 스티치가 분명히 보입니다.

하지만 Jon에 따르면 이 스티치는 항상 있던 디테일은 아니었습니다. 앞서 지퍼 이야기에서 말한 것과 이어지는데, 이것 역시 제가 보기엔 정답이 하나가 아닌 문제입니다. 그래서 모두 저울질한 끝에 이번 최종 버전에는 스티치를 유지하기로 했고, 다만 Freddy의 피드백에 따라 첫 La-brea에 비해 스티치의 각도와 위치를 조금 조정했습니다. 소매 끝에 조금 더 가까워졌고 각도는 조금 더 완만해졌습니다. 이 결정이 여러분께 만족스럽길 바랍니다.

또한 소매 폭, 즉 소매 둘레도 조금 조정됩니다. 라이딩용 자켓답게 소매가 커프스 쪽으로 좁아지는 디자인은 원래 La-brea부터 채택한 요소이고, 이 자켓만이 아니라 Real Simons의 모든 더블 라이더 자켓에 이 디테일이 있습니다.

다만 정도가 좀 지나쳐 다소 답답하다는 Freddy의 의견을 받아들여 수준을 조정합니다. 일상에서 편하게 입으면서도 라이딩 시 방풍은 잃지 않는 수준에 안착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카라 부분에서 다루지 않았는데, 카라를 고정하는 윈드 플랩의 형태도 더 둥글고 풍성하게 바꿨습니다.


뻔한 말일 위험을 무릅쓰고 뒤늦게 언급하는 이유는, 이 자켓이 정말 라이딩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걸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어서입니다! 더 많은 분이 이 자켓을 입고 라이딩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완성 샘플이 나오고 날이 풀리면 저부터 바로 라이딩을 나갈 겁니다!
스티치

스티치는 많은 분이 눈치채셨겠지만 이제 모든 스티치를 가죽 색에 맞춘 실로 박습니다. 솔직히 기존 La-brea에서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한 요소는 대비 스티치였습니다. 많은 더블 라이더 자켓이 가죽 색과 실 색을 맞춥니다. 기존 La-brea는 오히려 과감한 시도였고, 그 룩이 실제로 Real Simons La-brea 라인의 색 개성에서 상징적인 부분이 됐습니다.

하지만 이번 버전은 빈티지 원본에 충실한 자켓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 색을 통일하기로 했고, 지금까지 결과에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남은 것
아직 정해지지 않은 요소가 몇 가지 있습니다! 포켓 지퍼 양 끝 스터드의 형태와 카라의 더블 스티치 디테일은 조금 바뀔 수 있지만, 아마 두 번째 샘플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디테일이 바뀌면 이메일이나 상품 페이지로 바로 알려드릴 테니 지켜봐 주세요!
제가 쓴 블로그 글 중 가장 지루한 글이 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자켓이 곧 문 앞에 도착하고, 나아가 일상에서 아끼는 자켓이 되길 바랍니다. 스토어 소개에 썼듯, 자켓과 부츠는 험하게 입고 쓸수록 빛나는 물건이라고 진심으로 믿습니다. 자켓을 많이 살 필요는 없습니다. 저희 제품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처럼 빨리 자리 잡아 여러분과 오랜 세월을 함께하길 바랍니다.